시, 생각일기
[생각 일기 #5] 미쳐 알지 못했던 것들
hominic
2021. 9. 14. 04:25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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뉴스에 사건 사고가 나면 보기가 어려워 지고 가슴이 아프다.
예방 접종을 할 때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가슴 쓸어 내린다.
아픈게 다 내 책임인 것 같아 미안하다.
작은 눈, 평평한 발 내 컴플렉스를 닯은 널 보고 있노라면 못내 미안하다.
니가 좋아하는 것을 보고 환하게 웃고 있노라면 나도 환하게 웃게 된다.
힘들게 한 요리를 네가 맛있게 먹어줄 때 내가 먹지 않아도 배가 부르다.
내가 나이드는 슬픔 보다 네가 커 가는 기쁨이 더 크다.
머리로 생각한 것과 가슴이 느끼는 것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된다.
네가 나에게 오지 않았으면 미쳐 알지 못했던 것들..
스며드는 것 - 안도현
꽃게가 간장 속에
반쯤 몸을 담그고 엎드려 있다.
등판에 간장이 울컥울컥 쏟아질 때
꽃게는 뱃속의 알을 껴안으려고
꿈틀거리다가 더 낮게
더 바닥 쪽으로 웅크렸으리라
버둥거렸으리라 버둥거리다가
어찌할 수 없어서
살 속으로 스며드는 것을
한 때의 어스룸을
꽃게는 천천히 받아들였으리라
껍질이 먹먹해지기 전에
가만히 알들에게 말했으리라
저녁이야
불 끄고 잘 시간이야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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